기침과 침
咳(해)는 기침이고 唾(타)는 침이다. 咳唾(해타)는 '기침과 침'이다. 어른의 말씀을
'해타'라고도 한다. 어른의 가르침은 기침과 침에까지도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이 말에 담겨 있다. 기침과 침을 위생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하면 '해타'란 말의 뜻을 알 수
없다. 기침은 병적 현상이며 침에는 수많은 병원균이 있다고 생각하면 옛 사람이 이 말에
담은 뜻을 알기 어렵다. 이 말에서 읽어야 할 것은 어른을 존경하는 옛 사람의 마음이다. "기침과
침이 곧 구슬이 되었다."(咳唾成珠)라는 말도 있다.
훌륭한 어른의 말씀들은 가까이 모시던 이들이 듣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도 그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 '기침과 침'이라는 말에는 어른의 말씀을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다 전하려고 하는 제자의 성심이 들어 있다. 또한 교육이란 것이 스승의 기침 소리가
들리고 침이 튀기는 거리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도 이 말에는 포함돼 있다. 기침은 중요한
의사 표현 방법이었던 것이다. 문을 노크하는 것은 서양식이고, 헛기침으로 기척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방식이었다. 어른들은 헛기침의 횟수나 고저나 음량으로 심기를 아랫사람들에게
나타내기도 했다.
가르침은 스승의 기침과 침이 닿는 거리에서, 즉 눈빛과 분위기 같은 비언어적인 것까지도
잘 전달될 수 있는 지근거리(至近距離)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음은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미디어의 활용이 늘면서 원격 수업, 사이버 강의가 요즘 너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보조적인 교육방법이지 완전한 것일 수 없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강의실 앞자리에
앉는다는 것을 선생님들은 안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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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영산대 매스컴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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