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의 친절과 불친절
웹사이트를 만드는 목적은 많은 사람이 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 목적을 배반하는
사이트들이 아주 많다.
웹사이트는 대개 둘 이상의 웹페이지로 구성된다. 어떤 검색엔진은 웹사이트와 웹페이지를
구분해 놓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더 많다. 검색 결과가 그런 구분 없이 나오면 개개의
웹페이지를 통해 웹사이트를 찾아들어가야 한다. 그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번거롭다. 더
구나 그 페이지가 홈페이지로 가는 길을 인도하지 않으면 더욱 번거롭다. 주소표시창에
나타난 URL 일부를 복사해 다시 넣고 클릭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사람들이 조금만 신경 써서 웹페이지마다 홈으로 가는 표지를 해놓으면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많다. 웹사이트를 홈에서부터 들어갈 때는 문제가 없더라도 , 검색
엔진에서 어느 한 페이지를 만나서 홈을 찾아들어갈 때는 문제가 된다.
웹페이지 만드는 이들은 웹페이지 하나하나가 홀로 떨어져 사이버 공간에 떠 있게 된다는
것을 자주 망각한다. 그러니까 웹페이지 하나하나에 그것이 어느 웹사이트에 속하는 것인지
알 수 있도록 명찰을 붙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웹페이지들은 망망대해의 외로운
섬들이 되어 버린다. 어떤 단체의 '임원 명단' 페이지가 있다고 하자. 그저 '임원 명단'이라고
해 놓고 단체 이름을 쓰지 않거나 홈으로 연결되는 팻말이 없으면 그들이 어느 단체의
임원들인지 알 수 없다. 이름 빠뜨린 시험 답안지 꼴이다.
웹사이트에도 친절이 필요하다.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라고 써야 친절한 것이
아니라 그 웹페이지들이 낱낱으로 떨어져 있을 때도 제 고향을 쉽게 알 수 있게 해 주어야
친절한 것이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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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영산대 매스컴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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