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발행
2001년 10월 18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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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그물'과 '누리집'

'인터넷'을 우리말로는 무엇이라고 하면 좋을까. 한글학회 홈페이지에 가면 거기서는 '누리그물'이 라고 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웹사이트는? 역시 한글학회 회원들은 '누리집'이라고 부른다. '누리'는 '세상'이나 '세계'를 나타내는 순수한 우리말이므로 '누리그물' '누리집'보다 더 좋 은 말은 없을 듯하다. 그러면, 요즘 흔히 쓰는 '네티즌'이라는 말은? 아직 여기에 맞춘 말은 없지만 '누리그물사람'이 되어야 할 듯하다.

'인터넷'의 '넷'은 '그물'이라는 뜻이다. 중국인들도 '그물'을 살려 인터넷을 網絡(망락)이라 하고 웹사이트를 網站(망참)이라고 한다. china.com은 中華網(중화망)이라 하고 중국에서 가장 큰 웹사이트인 netease.com은 網易(망이)라고 한다. 인터넷상의 인력 시장을 그들은 網上人才 市場(망상인재시장), 인터넷을 통해 직장을 구하는 것은 網上求職(망상구직)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온라인'이라고 하는 것을 '網上'(망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영어로 된 말을 그 대로 쓰는 수가 많지만 그들은 중국어로 모조리 바꾼다.

일본 사람들은 영어로 된 말을 대체로 그대로 쓰는 편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불어 지키기에 민감해서 불어로 많이 바꾸는데 '사이트' '웹캠' 같은 것은 영어를 그대로 쓰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는 별스럽게 바꿀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는 이들이 많긴 하지만 '누리그물' '누리집' 같은 좋은 말은 살려 나가는 것이 좋겠다. 좋은 것이라고 해서 꼭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것이 세상의 일이다. 그래도 쓰는 사람이 조금씩이라도 늘어나면 나중에는 이 말들이 귀에나 눈에 설지 않게 될 것이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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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영산대 매스컴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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