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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그해오늘은]
북대서양 '테러'기구
해빙과 함께 용도가 끝난 듯하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더 바쁘다. 재작년에는 유고를맹폭하더니이번에는미국의아프가니스탄공격을 도울 채비다.
나토가 유엔을 젖혀놓고 유고사태에 나선 것도 놀라웠으나 아프간 사태에 끼어든 것은 더 놀랍다. 인도양과도 닿지 않은 내륙국에 느닷없이 북대서양 물결이 밀려와서다.
나토의 그런 모습은 1967년 오늘 본부가 파리에서 브뤼셀로 이전할 무렵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당시 드골은 미국의 핵무기 독점에 반기를 들어 나토의 군사조약에서 탈퇴해 본부가 옮기게 된 것이다.
2차대전 직후 동구에 배치된 소련군에 대응하기 위해 49년 창설된 나토는 출범 초기부터 프랑스와 미국의 갈등으로 삐걱거렸다.
드골은 나토를 남북 2개 지역사령부로 나누어 하나는 유럽이 지휘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거부하자 드골은 나토의 군사동맹을 탈퇴했으나 그 뒤에도 군사적으로는 협력을 계속했다.
그래서 나토는 '제2의 유엔'이라는 말을 듣는가 하면 재작년 워싱턴에서 열린 창설 50주년식에서는 '북대서양 테러기구'라는 항의피켓이 나타나기도 했다. 나토(NATO)의 세번째 단어인 'Treaty'(조약)를 '테러리스트'로 대치한 것이다.
물론 나토의 목적은 '평화'이니 그 피켓은 억지다. 그러나 십자군이 그렇듯 동기는 보기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아프간에 참전하기 위해 훈련중이라는 프랑스 공수부대도 눈만 남긴 채 얼굴을 검은 천으로 가려선지 얼핏 테러범처럼 보이기도 한다.
- 세계일보 200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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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평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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