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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한글날을 위하여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안에 각각 있는 동호인연합회들의 대표자들이 555주년 한글날을 앞둔 지난 5일 한글회관에 함께 모여 인터넷에서 바른 우리말을 쓰자고 결의했다.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국어 낱말 변형이 갈수록 심해져서 걱정스러웠는데, 이제 젊은이 자신들 사이에서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으니 다행이구나 싶었다. 그렇지만, 이것이 꼭 한글날에 즈음하여 제기되어야 할 문제는 아니다. '한글'이 바로 '국어'거나 '국어'가 바로 '한글'은 아닌데도 이 둘을 같은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이들이 많고, 이런 오해와 혼동 때문에 한글날이 올 때마다 국어와 관련된 논의들이 쏟아져 나온다. 결과적으로 '한글' 기리기는 뒤로 밀리고 만다. 한글날은 '한글'을 생각하고 '한글'에 영광을 돌리는 날이어야 한다. 이 훌륭한 문자를 우리 만 알고 우리만 쓸 것이 아니라 다른 언어를 쓰는 세계 여러 지역의 글자 없는 사람들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보급하는 방안이 이야기되어야 마땅하다. 한글을 국어에만 가두지 말자. 또 컴퓨터를 가지고 한글을 어떻게 잘 쓸 수 있는가, 글자체 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져 있는가 따위도 한글날에 즈음하여 논의해 볼 만한 것들이다. 또 한가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국어의 비정상적 사용을 삼가게 하는 일은 계몽과 권유에 그쳐야지 강제성을 띠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것까지 강제하면 세상은 너무 숨통이 막힌다. 오히려 인터넷 언어 생활에서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안냐세여' 같은 어형 파괴보다 어형 파괴를 가장한 '쉐이', '쓰발' 같은 상스러운 말의 남용이다. 이것은 인격 파괴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1.1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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