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3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319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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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다귀' 골탕먹이기

웹사이트 게시판마다 악착같이 무차별로 광고를 실어대는 이들을 '각다귀'라고 부르며 행여 삼가는 기색이 있기를 바랐는데 어림도 없는 희망이었다. 게시판은 여전히 그들의 놀이 마당이다. 마당을 깨끗이 쓸어놓으면 다음 날 광고가 또 즐비하다. 광고 메시지를 지우면 똑같은 메시지를 곧바로 또 올리는 강심장들이 하나둘 아니다. 도무지 어디다 견줄 수 없을 만큼 그들은 끈덕지다.

당하고만 있을쏘냐. 관리를 맡고 있는 사이트의 게시판을 날마다 청소하면서 이들을 피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한 가지 꾀를 써 봤더니 그게 효험이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게시판을 복사하여 두 벌로 만든다. 물론, 하나는 파일 이름을 바꿔 놓는다. 화면에는 이름 바꾼 게시판이 나타나게 하고 전의 것은 나타나지 않게 한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자동 프로 그램으로 융단폭격하듯 하는 광고는 막아낼 수 있다. 그 광고가 실리는 게시판을 화면으로는 독자들이 볼 수 없으므로 아무리 올려봐야 말짱 헛수고다.

그 지긋지긋한 구면(舊面) 각다귀들을 떼어놓으니 시원하다. 가끔 옛 이름의 게시판을 슬며시 들여다보면 세상 바뀐 줄 모르는 눈먼 각다귀떼가 우글거린다. 그것을 보고 통쾌해하는 심사가 참 한심하기는 하지만, 그렇듯 심사 뒤틀리게 한 것은 바로 각다귀들이다.

엉뚱한 곳에서 우글거리는 각다귀들이 언젠가는 알아채고 새 게시판으로 방향을 바꿔 덤벼들 것이다. 전에 없던 새 각다귀도 꾈 것이다. 그렇게 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고, 그 때쯤에 쓸 방책까지 이미 생각해 두었으니, 한 시름 덜었다. 그 동안 각다귀들 헛수고 많이 하시라. 이 글이 각다귀들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더러는 볼 터이니 그게 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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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영산대 매스컴학부 초빙교수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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