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 11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306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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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혁명의 시대를 연 전자상거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터넷 이용률이 세계에서 으뜸간다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이와 함께 인터넷쇼핑 이용자의 비율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마케팅·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영국의 테일러넬슨소프레스(TNS)가 지난 6일 발표한 「2001년 글로벌 전자상거래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동안 인터넷 사용량이 많은 주요 36개국의 성인 4만2천7백42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이용해 제품을 구입하거나 유료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인터넷쇼핑 이용자」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9%를 기록해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넷째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14%로 6위였는데 그 사이에 2단계 높아졌으니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반면에 지난해 20%로 2위였던 일본은 올해 조사에서 17로 11위로 떨어져 우리나라와 대조를 이룬다.

한편 인터넷으로 물품을 샀거나 살 것을 고려한 적이 있는 사람, 그리고 구매를 위한 정보채널로 인터넷을 이용한 사람의 비율을 합한 「인터넷쇼핑 친화도」조사에서는 우리나라가 68%로 독일(66%), 미국(65%), 일본(61%)를 제치고 1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 힘입은 탓인지 경기가 계속 불황인데도 인터넷쇼핑몰 등 전자상거래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사이버쇼핑몰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4월말 현재 쇼핑몰수가 1951개로 3월에 비해 36개(1.9%), 매출액은 2,524억원으로 106억원(4.4%)으로 늘어났다.

기업과 소비자간거래(B2C)는 1,810억원으로 지난 3월보다 47억원이 증가했으며 매출품목으로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가 29.9%로 가장 많았고, 가전·전자·통신기기 22.4%, 서적 6% 등의 순이었다.

통계청의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터넷 쇼핑고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차려놓은 사이버상점에 들어가기만 하면 얼마든지 자신의 기호에 맞는 물건을 현실시장에서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으니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전자우편을 이용하면 생산자나 판매자와 직접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 소비자로서의 요구사항을 얼마든지 전할 수 있다. 이는 지난날 수동적이었던 소비자가 능동적인 주체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소비자주권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산업사회에서는 소비자들이란 이름 그대로 소비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보화사회에서는 쌍방향통신이 가능한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주권행사」를 얼마든지 하게 됐다. 「소비자는 왕」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소비자들은 산업사회에서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야 가격비교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 지리적 장벽이 사라진 만큼 앉은자리에서 여러 곳에 들러 여러 회사의 여러 물건을 살펴볼 수 있다. 필요한 경우 공급자에게 역으로 가격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는 지금까지의 상거래 관행과는 완전히 뒤바뀐 형태다.

인터넷시대의 소비자들은 지금 「나홀로」에서 탈피하여 사이버공동체를 이룸으로써 서로간의 정보교환을 통해 공급자(생산자나 판매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공세를 펴기도 한다. 생산자가 얕잡아 볼 수 없는 파워를 형성하면서 압력단체의 기능까지 하고 있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TV나 신문은 매체기 일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광고물을 보였으나 인터넷에서는 소비자가 마음대로 한다. 보기 싫으면 안보면 그만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소비자가 수동적인 입장이었지만 인터넷시대에서는 능동적인 자세로 자신의 관심분야를 골라서 광고내용을 검색하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행태는 이처럼 2∼3년 사이에 엄청나게 변했다. 소비자 자신은 물론 공급자들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지금은 예사롭게 벌어지고 있다. 정보혁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혁명의 시대」를 우리는 맞고 있다.

그런데 공급자는 소비자의 의식과 행통패턴이 크게 변하고 있는데도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경제활동의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급속하게 바뀌어 가고 있음을 외면한채 구태의연한 마케팅방법을 쓰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시류에 맞는 생존전략을 세우는 일을 게을리 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생존자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단순히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파는 곳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면 큰일이다. 물건을 그저 싸게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고객을 끌지 못한다. 고객을 끌 수 있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문형남교수(숙명여대 정보통신대학원)는 쇼핑몰 성공의 관건은 한마디로 「고객 흡인력」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단골고객을 회원으로 많이 확보해야 할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을 꾸준히 방문객으로 만들 수 있는 매력 포인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가 꾸준히 방문할 수 있는 사이트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유용한 정보가 많아야 할 것이다. 단순히 판매에 그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의 기호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이트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인터넷은 우리들이 미처 대비하기도 전에 엄청난 패라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어리둥절해 하면서 멍하니 있어서는 안된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재빨리 적응하여 나만의 독특한 전략을 세워나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인터넷이 소비자에게는 기회를 주었다면 공급자에게는 위기를 주었다. 그러나 위기는 대처하기에 따라 더 좋은 기회가 되는 법이다. 한발 먼저 생각하고 앞서 달려가는 자에게 승리의 영광이 돌아간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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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칼럼니스트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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