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 6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303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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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6일 [그해오늘은] 林和, 너 어느 곳에



4년전 한 월간지가 1952년에 찍은 임화(林和)의 사진을 게재해 화제가 됐다. 한 때 카프(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동맹) 서기장까지 지낸 시인의 사진이 무슨 문화재란 말인가.

그러나 53년 오늘 총살당한 임화는 한 장의 사진이 아쉽도록 남북한에서 사라진 이름이었다. 그가 죽기 1년전에 마지막 남긴 이 사진도 모스크바의 레닌중앙도서관과 옌볜(延邊)도서관에서 찾아야 했다.

임화는 빼어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였으나 어려운 시대의 그런 재능은 멍에였다. 일제하에서 카프 활동을 벌이던 그가 탄압끝에 '조선문인보국회'로 전향한 것도 그렇다.

광복 이듬해 그는 이 단체의 간판을 조선문학건설본부로 바꿔 달았으나 미군정하에서 좌익활동은 뻔한 것이었다. 그래서 47년 박헌영을 따라 월북했으나 그 곳 정치싸움에서 미운 오리새끼인 '남로당'으로 시들다 이승엽 등 다른 동료들과 함께 '미제 간첩'으로 죽는다.

따라서 월북후 그의 소식은 전쟁중 인민항쟁가 '너 어느 곳에 있느냐'를 작사한 정도다. 실은 이것도 염전의식을 조장했다고 비판받았다.

그래선지 차라리 광복전(38년)에 그가 지은 '현해탄'이 오늘날 더 절실하게 다가 온다.

"어떤 사람은 건너 간 채 돌아오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돌아 오자 죽어 갔다/ 어떤 사람은 영영 생사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아픈 패배에 울었다…."

사람들은 이 시의 제목을 '삼팔선'으로 바꾸어 불우했던 한 시인의 삶을 슬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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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평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yangp@sgt.co.kr

세계일보 200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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