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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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보고 있다
은행에 가면 여러 방향에서 카메라가 내 행동을 지켜본다. 은행과 고객을 보호하려는 것이 기는 하지만 모든 고객을 잠재범인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 과속했다고 경찰서에서 돈 내라는 고지서가 오면 몇 만원 손해 보니 가슴 쓰리고 카메라에 감시당했다는 것에 기분이 나쁘다. 우리 삶은 여기저기서 감시당한다. 슈퍼에 가면 슈퍼에서, 백화점에 가면 백화점에서, 그리 고 서점에서, 은행에서, 길거리에서, 주택 대문 앞에서 감시당한다. 상점의 화장실에서도 목 욕탕에서도 혹시 카메라가 지켜보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진다. 집에 도둑 들까 두려워 보안회사에 의뢰하여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하자. 이것은 도둑을 감시하기 위해 결국 자신마저도 감시 대상에 자청해서 들어가는 것이니 우습다 아니할 수 없다. 남을 감시하기가 쉬우면 자신이 감시당하기도 쉽다. 사원이 제대로 일하는지 사용주가 감시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재택근무는 사용주나 윗사람의 감시를 덜 받는 듯하지만 실은 감시할 만한 방법이 있으니까 허용되는 것이다. 사원이 어떤 내용의 이메일을 주고받는지, 근무중에 증권사이트나 사이버 쇼핑몰에 접속하는지, 사용주는 마음만 먹으면 훤히 알 수 있다. 회사 서버를 통해 개구리가 논바닥 보듯 볼 수 있다. 컴퓨터 글자판 치는 횟수까지 개인별 통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미국 대기업의 90% 이상이 사원들의 컴퓨터와 이메일 사용을 감시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떤지 아직 추계(推計)가 없다. 전자 및 통신 기술은 날로 정교해진다. 그 덕분에 즐거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감시가 많아져 '창살없는 감옥'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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