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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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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그해오늘은] '울긋'과 '불긋' 대장정 시절의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국부군의 추격을 받는 낮보다 밤이 더 무서웠다. 이나 벼룩과의 싸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론투쟁과 파벌싸움이 더 피를 말렸던 것이다. 일제하의 조선 공산당도 일제와의 투쟁 못지않게 집안 싸움에 열을 올리다 틈새를 파고 든 일제의 공작에 자멸하다시피 했다. 이데올로기를 내세운 혁명집단의 분파는 숙명적인 것인지 모른다. 1903년 오늘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전당대회에서 볼셰비키와 멘셰비키가 갈라선다. 당이 직업적 혁명가로만 구성돼야 한다는 레닌과 서구의 사회민주당 같은 대중정당을 주장한 마르토프가 딴집살림을 시작한 것이다. 레닌 일파는 '볼셰비키'(다수파)를 자처하면서 상대파를 '멘셰비키'(소수파)라고 했다. 멘셰비키가 연분홍으로 사회민주주의 같다면 볼셰비키는 심홍색의 공산당 같은 것이다. 그 뒤 전세계에서 '사회' '노동' '공산'이라는 붉은 색소들은 여러가지 붉은 색을 배합해 낸다. 때로는 '민족' '민주' '자유' 같은 다른 색과도 어울려서 피어나는 그 붉은 색은 꽃동네의 붉은 꽃들에 지지 않는다. 한때 주도권을 잡는 듯했던 볼셰비키는 탄압으로 이름과는 달리 '극소수파'가 됐다. 그러나 레닌의 예상대로 멘셰비키는 숫자만 많았지 결속력은 없어 볼셰비키 혁명 이후 진짜 '소수파'가 됐다가 곧 '망명파'가 된다. 그 뒤를 이어 같은 볼셰비키의 트로츠키도 망명파가 됐다가 암살된다. 지금도 새로운 붉은 색은 생겨나고 있을 것이다. -----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yangp@sgt.co.kr 세계일보 2001.0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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