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25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83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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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그해오늘은] 의열단 '八可殺'


1952년 오늘 이승만에 대한 저격이 실패로 끝난다. 부산 공설운동장의 6.25 기념식에서 식사를 하던 그에게 두차례나 권총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이었다.

대통령이 암살 대상이 되는 것은 낯익은 일이고 링컨이나 케네디도 당했던 일이다. 그러나 이날의 암살범들에게는 놀라운 데가 있었다. 저격범 유시태(柳時泰)의 배후에는 현역 국회의원인 김시현(金始顯)이 있었고 두 사람이 모두 일제하의 의열단(義烈團)출신이었던 것이다.

다같이 안동 태생으로 8년 연상인 김시현(70)은 1923년 경찰 간부로서 의열단원인 황옥(黃鈺)과 모의해 무기와 화약을 들여 오다 발각된 '황옥 사건'의 공동주역이었다. 바로 그 해 유시태도 서울 내자동 부호에게 독립자금 5000원을 요구하다가 붙들렸다.

그런 독립투사들이 왜 '독립투사 출신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을까. 전문가들은 그 3년 전에 있었던 백범 암살에 대한 보복이 1차적인 것이고 이승만의 독재에 대한 응징이 부차적인 것으로 지적하고 있으나 그것은 '의열단 7가살(七可殺)'에는 없는 항목이다.

'의열단 7가살'은 1919년 만주 지린성(吉林省)에서 창단할 때 정한 처치해야 할 일곱 부류의 인간들로 총독부고관 군수뇌 대만총독 매국노 친일파 밀정 반민족적 토호 등이 있을 뿐 대한민국 대통령은 없었다.

무기징역선고를 받은 두 사람은 8년간의 옥살이 끝에 4.19를 맞는다. 그들에게 감옥은 낯익어도 그 감회는 광복전과 달랐을 것이다. / 양평 문화전문기자 yangp@sg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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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평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세계일보 200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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