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21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80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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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는 사이비(似而非)?

"사이버가 뭐요?" 요즘 이렇게 묻는 사람은 없다. 1996년 7월초 내가 서울신문 과학정보부장으로서 8페이지 짜리 주간 특집 '사이버월드 - 열려라 정보세상'을 꾸미고 있을 때만 해도 편집국 안에서조차 이렇게 묻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이 분야 상설 특집을 국내 종합일간지로서는 처음 만든 것이라 그럴 만도 했으나, 어떻게 설명해도 이해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사이버란 사이비(似而非)지요." 이런 얼버무림으로 슬쩍 넘기고는 했다.

"사이버월드나 사이버스페이스나 같은 말이고 사이버스페이스는 첨단 전자기술 덕분에 가능해진, 손에 잡히지 않는 가상공간(假想空間)입니다. 가상이란 게 뭡니까? 바로 사이비 아닙니까?" 이 설명은 포괄적이지 못하지만 특징 한 가지를 짚고 있다. 사이버스페이스에는 허상이나 허위가 끼어들기 쉬운 것이다.

역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상담해 주고 위로해 주는 웹사이트가 있다. 불치의 백혈병으로 생명이 스러져 가는 방년 19세 아가씨의 애절한 글이 여기에 실려 사람들을 울렸다. 그가 마침내 지난 5월 세상을 뜨자 애도하는 글들이 웹사이트에 넘쳐났다. 그런데 이것이 완전한 허구였다. 말짱하게 잘 살고 있는 40세 가정주부가 웹사이트 운영자와 독자를 깜쪽같이 속여온 것이었다. 미국 캔사스주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뉴욕타임스가 다룰 만큼 전국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자신과는 다른 인격체를 가상으로 만들고 자신과 동일시하기에 이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증세는 일종의 정신병인데 이 병 환자들에게 사이버공간은 활동하기 매우 좋은 곳이다. 그 공간이 띠고 있는 가상성(假想性)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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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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