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24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66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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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읽을 만하네

지난 번에 '요절복통 번역'이란 글을 썼는데, 웹에서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번역이 정확하지 못해 얼마나 우스꽝스러워지는지를 지적한 것이었다. 그 글에서는 우리말을 영어로 옮긴 예를 들었다. 두 언어의 문법 구조가 서로 워낙 다른데다가 배경인 역사와 문화까지 다르니 단순히 단어를 단어로 맞대어 번역하면 이상한 결과가 나오기 쉽다.

그렇다면, 불어를 영어로 옮겼을 때는 어떤가. 같은 인도유럽어족이니까 결과가 훨씬 좋을 수 있을 것이다. 알타비스타 번역 서비스 (world.altavista.com)를 이용하여 프랑스 신문 '르몽드' (www.lemonde.fr) 기사를 영어로 번역하도록 해 보았다. 별로 흠잡을 데가 없는 번역 이었다. 불어를 모르더라도 '르몽드' 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 다. 한국에 앉아서 권위지가 전하는 프랑스 시각의 세계 뉴스를 무료로 읽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거꾸로, 영어가 불어로 잘 옮겨질까 궁금해 시엔엔 (cnn.com) 사이트를 불어로 번역하게 해 보니 그 결과 또한 흡족할 만한 것이었다.

우리말과 비슷한 점이 많은 일본어는 우리말로 별로 무리없이 번역될 것 같은데 어떨까. 한국통신이 제공하는 일본웹여행 (japan.hanmir.com)을 이용하면 일본 사이트들을 우리말로 볼 수 있다. 그 번역 결과를 보면 신문 기사일 경우 어색한 점이 있기는 해도 그럭저럭 읽을 만하다. 번역이 그리 흡족할 정도가 되지 못하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한국어와 일본 어 사이가 영어와 불어 사이보다 언어학적으로 가깝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리 번역 시스템 연구가 깊지 못하고 역어(譯語) 선택이 정교하지 못한 탓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휴양지'라고 해야 할 때 일본식인 '보양지'가 그대로 나온다든지 하는 것은 기술보다는 성실성 문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사히 신문 (www.asahi.com) 기사를 번역한 것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었다. "남쪽 프랑스의 보양지 산트로페의 호텔에 숙박하고 있던 일본인 여성이, 514만 프랜( 약 8600만엔) 상당한 보석이나 현금을 도둑맞았다고 보내고 있었던 것(적)이 22일, 밝혀졌다." <남부 프랑스 휴양지 생트로페의 호텔에 묵고 있던 일본 여성이 ... 도둑맞았다고 신고한 사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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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칼럼니스트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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