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18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63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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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그해오늘은] '이스라엘 나폴레옹'



'패잔병의 어깨에 붙은 훈장'이 슬프다는 작가가 있었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의 안톤 슈낙이 아닌 어느 무명작가 말이나 그것이 새삼 머리를 스친 것은 1999년 오늘 이스라엘 총리가 된 바라크를 떠올려서다.

군인시절 그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군인'이었다. 정규군으로서가 아니라 특공대로 더 용명을 날려 72년에는 팔레스타인 게릴라에게 인질로 잡힌 벨기에 항공기의 승객 수백명을 구했다. 그해 가을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이 뮌헨 올림픽 선수촌을 침공해 이스라엘 선수들이 피살된 것도 묵과하지 않았다.

이듬해 그는 여장을 하고 베이루트에 침투해 '검은 9월단' 요원 3명을 죽여 전설 속의 인물이 됐다.

그런 바라크였으나 정치가로서는 지난 2월 샤론에게 패해 2년도 못가서 자리를 물러나고 말았다. 그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공존을 내걸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강경파들의 십자포화에 쓰러진 셈이다.

그래서 다시 본 그의 별명은 '매 같은 비둘기'였다. 땅딸막한 키에 배불뚝이에다 동안이어서 '이스라엘의 나폴레옹'으로 불린 그는 "나의 사전에는 하나의 불가능이 있다. 그것은 중동평화다"는 말도 남길 겨를이 없이 밀려났다.

샤론 역시 군인으로 잔뼈가 굵었으나 훈장과는 거리가 멀게 상부의 지시를 자주 어겼다. 73년의 10월 전쟁 당시 기갑사단장이었던 샤론은 상부의 지시를 어기면서 이집트진격을 감행했다. 그러고도 국방장관이 돼 82년에는 시리아와의 2일 전쟁에서 베긴 총리의 명령을 어기고 베이루트를 진격했다.

그가 총리에 당선됐다는 뉴스가 나오자 축포처럼 총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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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평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세계일보 200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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