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9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55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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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그해오늘은] 무솔리니의 '개선합창'



1936년 오늘 무솔리니는 '이탈리아의 솔로몬'이 된다. 솔로몬과 시바 여왕의 신화로 유명한 에티오피아를 점령한 그가 로마 피아차베네치아 광장에서 40만 군중 앞에 나타난 것이다. "파시스트 정권이 수립된 지 14년만에 드디어 위대한 시대가 펼쳐지게 됐다"는 연설은 끝도 맺지 못한 채 환호에 묻혔다.

지난날의 로마 제국이 무색하게 근대의 식민지 쟁탈전에서는 뒤지기만 하던 이탈리아가 모처럼 개가를 부른 것이다. 이탈리아는 19세기부터 에티오피아에 침공했으나 에티오피아의 반격으로 실패했다. 서구의 침공에 맞서는 에티오피아는 여느 아프리카 국가가 아니었다. 아라비아에서 홍해를 건너간 시바의 여왕과 예루살렘의 솔로몬 대왕 사이에서 태어난 메넬리크 1세가 시조라는 건국설화가 말해 주듯 아프리카라기보다는 지중해권 문화였다.

에티오피아를 보는 이탈리아도 보통 유럽 국가와는 달랐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오페라 작가 베르디가 1871년 발표한 '아이다'의 주인공이 에티오피아의 왕녀인 것이다.

문제는 에티오피아 침공 이후의 상황도 이 비극적인 오페라 같이 흐른 점이다. 남자 주인공 라마데스 장군이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에서 이기자 '이집트에 영광을'이라며 합창을 하지만 이집트 왕실에는 비극만 찾아오듯 이탈리아의 철 늦은 제국주의도 머지않아 파멸을 부른 것이다.

무솔리니가 에티오피아의 오벨리스크를 세 동강으로 잘라 로마로 가져온 지 얼마 안돼 자신의 몸둥이도 그 못지않게 참담한 최후를 마쳤다. 그러나 '아이다'의 비극적 사랑에 브레이크가 없어 끝장까지 가듯 무솔리니의 침략정책도 당시 국제연맹의 제재를 받지 않았고 그래서 참담한 최후를 맞이한 것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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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평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yang_pyung[a]hanmail.net

세계일보 200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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