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1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49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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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그해오늘은] '5월의 날'



5월이 가정의 달이라면 세계화 시대의 5월인 메이(May)는? 영어라고 겁먹을 것은 없다. 달 이름에 답이 쓰여 있다. '메이 데이'.

1890년 오늘부터 5월은 노동절로 시작되는 노동자의 달이 된다. 노동절이 9월인 미국에서도, 노동절은 없고 '근로자의 날'만 있는 한국에서도 메이 데이라면 라일락보다 노동자의 망치를 떠올린다.

메이 데이의 시원은 르네상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그 것도 1521년 오늘이다. 이탈리아의 루카에서 노동자들이 새로운 노동조건의 개선을 요구한 것이다. 그 9년 전 예술가 미켈란젤로도 '천지창조'를 완성했으나 그 과정에서 노동자 미켈란젤로는 목을 움직일 수 없는 직업병을 얻었다.

그러나 근대적 의미의 노동절은 오늘날 자본주의의 보루인 미국에서 피비린내를 풍기며 태어난다. 1886년 5월1일 8시간 노동을 내건 시카고 노동자들의 파업은 경찰의 발포로 죽고 뒤이어 노조 지도자들에게 사형선고가 떨어짐으로써 매장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 3년 뒤 파리의 제2 인터내셔널이 이 날을 세계의 노동절로 정한데다 뒤이은 사회주의 열풍으로 이 날은 '레드 크리스마스' 같이 됐다.

그 뒤 세계가 동서로 갈리듯 '노동'을 보는 눈도 둘로 갈렸다. 1920년대에 도입된 한국의 메이 데이도 일제말에는 탄압으로 잠적했다가 광복과 함께 나타났으나 나라처럼 분단돼 두 개의 행사가 열렸다.

하긴 노동을 상징하는 '망치'도 흔히 폭력의 상징으로 쓰인다. 그래도 이번 노동절에 남북의 노동자들이 금강산에서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보면 망치에는 다른 이미지도 있다.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의 '대장간의 합창'에서 "망치를 들라!"의 망치는 흥겹고 신성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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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평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세계일보 200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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