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월 26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36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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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우주

오랜 세월 기초 한문 교과서로 쓰인 ‘천자문’(千字文)에 ‘우주는 넓고 거칠다’(宇宙洪荒)고 돼 있다.1500여년 전 중국인 주흥사(周興嗣)가 이 책의 첫머리를 왜 ‘천지’ (天地)와 ‘우주’로 시작했는지 궁금하다.학동 신변의 것부터 가르치는,일반적인 초보 교과서의 방향과는 다르다. 어릴 때부터 사고(思考)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주에 관한 연구에서 동서양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망원경 발명 이후다.그 전에는 동양 쪽이 앞섰으면 앞섰지 뒤지지 않았다.‘조선왕조실록’의 천문 관계 기록은 매우 정확했다. 15세기 세종대왕 때의 천문관측기술과 관측기기 제작 수준은 놀라웠다.

오늘날 우주 분야는 거의 서양인 독무대다.러시아가 우주 공간에 15년간 띄워 놓은 우주정거장을 며칠 전 지구로 끌어들여 폐기했다.그들이 그 곳에서 온갖 희한한 실험을 다 하는 동안 우리는 별로 한 것이 없다.넓은 우주라 해도 이미 지구 주변은 복잡하다.현재 사용되는 인공위성이 2,500 개쯤인데 75%가 미국,프랑스,영국,러시아,일본 등 5개국 것이다.먼저 진출한 이 나라들이 질서를 잡자고 언젠가는 나설지 모른다.

우주는 우리에게서 멀리 있지 않다.우리는 인공위성에서 중계하는 통신과 방송을 이용하고 있다.위성항법장치(GPS) 의 대중화도 눈앞에 와 있다.자동차 운전 등 실생활에 활용되는 이 분야의 연구에 많은 국내 벤처기업들이 몰두하고 있다.이 장치는 미국 위성을 거저 이용하는데 만일사용료를 내라면 사태가 간단치 않다.

위성에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실어 어느 나라나 굽어볼 수 있다. 그래서 고성능 위성은 외국이 맡아 발사해 주기를 꺼릴 수 있다.우주시대에도 국가주의와 국경이 엄존하고 작용하는 것이다.이웃 중국과 일본에는 발사장이 있다. 우리도 우주에 우리 ‘눈’을 자력으로 쏘아올릴 수 있어야 꿀리지 않는다.

전남 고흥 외나로도에 우리 우주센터가 건설된다.2005년에는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 운반체에 실어 발사할 수 있다.“…셋,둘,하나,발사!”긴장된 초읽기와 우주로 솟구쳐오르는 미사일을 상상해 보자.이 광경은 우리 국민 모두 ,특히 어린 세대의 사고(思考)영역을 우주적으로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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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대한매일 논설위원
대한매일 200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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