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월 6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27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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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보기 *누구나 칼럼 *의견함
떠나려는 사람들

나라를 떠난 사람들이 많다.떠나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땅에 희망이 없으므로 떠난다 했고 떠나려 한다고 한다.

왜 희망이 없는가.혹자는 정직과 능력보다 정실과 지연(地
緣)이 우선하는 사회가 정떨어진다고 한다.장래를 기대할 수
없게 하는 정치 행태도 꼽는다. 정치인들은 반성할 일이다.
명예퇴직 등 조기 퇴직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재고용 희
망이 없기 때문에 떠난다고 한다.가장 많이 꼽히고 있는 이
유는 자녀 사교육비 부담이다.무거운 사교육비 부담을 감당
하기 어려우며 고통을 감내하고 교육시키더라도 자녀 장래가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적어도 하와이 이민때처럼 배가 고파 떠나는
이민은 아니다. 인간은 밥만이 아니라 희망도 먹고 사는 존
재이므로 배고픔 못지않게 ‘희망의 잃음’은 조국을 떠날
이유가 된다. 오죽하면 떠나려 하겠는가. 저마다 이 생각 저
궁리 다하고 결정한 일일 것이다.그러나 이민가는 것도 어느
정도 재력과 학력이 있어야 한다. 이도저도 없어 이 땅에 계
속 남아야 할 사람이 훨씬 많다.절망할 여유가 아무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다.

사교육비 부담문제를 보자.사교육비라는 것은 대부분 과외
수업비를 말한다.과외수업은 내 아이가 남의 아이보다 더 우
월한 경쟁력을 지니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다.과외수업비 무
거워서 떠난다는 말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사치스럽
게 느껴질 수 있다. 과외수업비를 지출하거나 그런 걱정을 할
만한 정도면 이 사회에서는 그래도 살 만한 사람들이다.

좀 심한 말이 될지 모르지만 이민 가지 않으면 안되게 몰릴
정도로 과외수업비를 들여야 하는 것인가. 우리 공교육이 제
대로 구실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 자식만을
위해 쓴 과외수업비의 일부를 내 자식의 학교를 위해서도 썼
다면 학교 교육도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새 세계에서 희망을 찾는 일은 얼마든지 환영할 만하다.좁
은 땅을 박차고 나가 넓은 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자식들을 기회 많은 땅에서 살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나가야
성공하기도 쉬울 것이다. 그 위에,밖에서나마 조국에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면 고마운 일이다. '도피'보다는 '개
척'이라는 마음가짐이 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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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대한매일 논설위원
대한매일 200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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