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27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22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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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보기 *누구나 칼럼 *의견함
'쥐 인간'

  살다 보면 별 일도 다 본다더니 사람의 뇌세포를 지닌 쥐까 
지 나왔다.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스템셀스라는 회사가 쥐의 
뇌 속에서 인간 뇌의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는 것 
이다.줄기세포란 미성숙세포이며 이것이 성장해 세포가 된다. 
인간의 줄기세포는 어른에게서 찾아내기 어려워 실험용으로 
쓰려면 대개 배아(태아 전의 상태)에서 떼어낸다.스템셀스 
의 이 번 실험은 뇌질환 치료법을 찾자는 것이다. 

  실험 결과 나온 것은 인간 뇌세포의 극히 적은 부분을 뇌 
속에서 키우는 쥐일 뿐이다.이 쥐를 인간 두뇌를 지닌 쥐라 
고 할 수는 없지만,나중에는 그런 쥐도 나올 것만 같아 겁난 
다.사실 유전자를 이용하여 만든 ‘똑똑한 쥐’는 이미 나왔 
다.1999년 9월 미국 프린스턴대학, 매사추세츠공대,워싱턴대 
학 공동연구단이 똑똑한 서생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 
표했다.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 
것의 생성을 지시하는 유전자를 수정란에 주입했더니 여느 
쥐보다 훨씬 머리 좋은 쥐가 나왔다. 

 ‘딥 블루 시’라는 영화에서는 치매 치료제 원료를 얻으려 
고 상어의 뇌에 인간 뇌의 유전자를 어찌했다가 엄청난 재앙 
을 본다.똑똑해진 상어들이 지능적으로 인간을 공격하니 막 
을 길이 막막하다.뭔가가 잘못돼 만일 쥐가 아주 똑똑해진다면 
어떻게 될까.그러지 않아도 '쥐새끼 같은 사람'이 많은 세 
상에 사람 같은 쥐가 나오면 어떤 판이 될까.쥐가 인간에게 
복수한다면,가장 먼저 손 볼 대상은 '쥐새끼 같은 사람'일 
것이다. 쥐의 명예를 더럽혔으니까.그 다음은 사전들을 없앨 
것이다. '쥐도둑' '쥐뿔' '쥐구멍' '쥐며느리' '쥐똥나무'
'쥐벌이'…  나쁘거나 보잘 것 없는 것에 '쥐'를 붙였다. 

  쥐는 천적인 족제비와 고양이보다도 인간에게 더 많이 더 
험악하게 당했다.쥐의 체내 구조와 면역 체계는 인간의 것과 
가깝다. 그래서 인간의 온갖 나쁜 병은 모두 쥐에다 옮겨놓 
고 예방약이나 치료제를 개발했다.이제는 머리 망가진 사람 
고친다고 뇌까지 손대고 있으니 쥐는 괴롭다.사람들이 인간 
생명을 위해 죽은 쥐들에게는 위령제를 지내 주기는 한다.인 
간과 쥐는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가까이 살아 왔다. 
쥐와 인간은 체온도 36.5도로 똑같다. "인간도 별 것 아니군." 
똑똑해진 쥐가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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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대한매일 논설위원
대한매일 200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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