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26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21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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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보기 *누구나 칼럼 *의견함
'외투'

 겨울에는 외투가 소중하다.추운 러시아에서 고골리의 ‘외 
투’같은 소설이 나올 만도 하다.힘없고 가난한 만년 말단 
관리가 외투를 강도당하자 비통해하다 죽는다.원혼은 유령이 
되어 밤거리에 출몰한다. 이 사내에게 외투는 옷 이상의
 것이었다.삶의 기쁨이며 위안이었다.그러나 아무도 
그의 상실감을 알아 주려 하지 않았다. 

 푸슈킨 소설 ‘대위의 딸’에도 외투가 나온다.변방에 부임 
한 젊은 귀족 장교 그리뇨프는 눈벌판에서 만난 초라한 행색 
의 사내에게 외투를 벗어 준다.이 긍휼의 외투가 뒤에 그리 
뇨프 목숨을 구한다.대규모 민란이 일어나 포로가 되는데 반 
란 수괴 푸가초프가 바로 외투 얻어 입은 사내였던 것이다. 

 외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우리 처지가 외투 잃은 사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외투는 없어졌는데 가져갔다는 
이는 없고 찾아 주겠다는 이도 없는 것 같다.걱정하고 궁리 
해야 할 이들은 정신이 딴 데 팔려 있다.어찌해야 하는가.
러시아 사내의 절망까지 닮아서는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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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대한매일 논설위원
대한매일 200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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