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23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18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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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보기 *누구나 칼럼 *의견함
네티켓을 가르쳐야 하는 세상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데 있어서 에티켓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벼슬이 높거나 학식이 깊어도 에티켓이 없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교양없다고 경멸하게 된다.

"에티켓이 밥먹여 주느냐"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우리사회의 도덕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래도 에티켓은 우리 인간의 주요한 덕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은 익명성에다 얼굴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예절을 갖추지 않더라도 양심의 가책을 덜 받는 속성을 띠고 있다. 그런 탓인지 몇 년 전에는  PC통신상의 무례한 경우가 사회문제화 되더니 인터넷 이용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요즘에는 인터넷상의 에티켓, 다시 말해 네티켓문제가 사회적 걱정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각 인터넷사이트에서는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내용이 지나치다고 판단되면 이를 삭제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네티켓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만족할만한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네티켓 실종문제는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국외에까지 파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주로 즐기는 네트워크게임분야에서는 일부 네티즌들이 집단적으로 외국인 캐릭터를 장난 삼아 죽이는가 하면 게임을 하다가 불리하다싶으면 접속을 끊어버리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

한국게이머들과는 경기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까지 있는 판이니 한국인의   낮은 네티켓수준이 국제적인 망신까지 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잘못된 네티켓은 여러 곳에서 말썽이 되고 있다. 2년전에 있었던 세계 최고의 인터넷미인 선발대회에서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한국 연예인에게 몰표를 던져 톱10 가운데 5명이나 차지하는 웃지 못할 현상까지 벌어진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채팅룸에서도 네티켓 실종현상을 쉽사리 확인할 수 있다. 상대방이 누구이든 상관 않고 반말을 하는가 하면 걸핏하면 욕설을 한다. PC통신이나 인터넷의 공개게시판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이슈가 있을 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목부터 욕설을 붙이고 내용도 욕설로 범벅이 되어 버린다.

이처럼 네티즌들의 에티켓이 위험수위를 넘을 정도이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욱 큰 걱정이다. 채팅룸에서 심한 욕설을 하거나 게시판에 올려져 있는 글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삭제하거나 ID를 중지시키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건전한 통신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정보윤리 의식을 갖도록 교육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고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필수교양과목으로 지정하는 등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인터넷의 중요성과 필요성만을 강조해 왔을 뿐 인터넷을 사용할 때의 예절이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등한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마치 요즘의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공부만 하도록 강요만 할 뿐 공부하는 의미나 참된 목적이 무엇인지를 가르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고나 할까.

그러다 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보다 앞서면 된다는 인식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고, 이러한 사고방식이 사이버세계에까지 연장됐다고 해야 할 것이다.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서도 대화나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예의범절을 깡그리 무시하는 「무뢰한」이 양산되는 현상을 우리는 부끄러워  해야 한다.

인터넷인구 2천만시대를 맞은 시점에서 사이버세계를 무뢰한들의 무대로 방치해 둔다면 우리사회의 앞날은 정말 어두울 뿐이다.  

오는 3월 새학기가 시작되면 전국의 초초.중.고교에서 「사이버 에티켓」, 즉 네티켓 교육이 실시된다. 매우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왕 시작하는 일인만큼 형식적인 아닌, 내실 있는 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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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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