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16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15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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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보기 *누구나 칼럼 *의견함
인터넷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라

인터넷과 관련해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우려할 만한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 동안 뜻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인터넷이 가져다 줄 부정적인 측면이 심각하게 제기되어 왔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급해졌다고 해도 잘못된 말은 아닌 듯 싶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은 20세기 인류의 최대 성취라며 우리에게 무한한 희망과 행복을 안겨줄 것이라는 생각에 젖어 있다. 인터넷의 어두운 면보다는 밝은 면이 더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특히 과학발명품에는 명암이 훨씬 강하게 교차한다. 노벨이 평화적 목적에 쓰기 위해 발명했던 화약이 인명을 살상하는 폭탄의 재료가 된 일은 대표적인 경우라고 하겠다.

우리는 핵무기를 두고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최악의 발명품으로 꼽고 있다. 누구나 잘못 다루었다가는 정말로 인류를 파멸시킬 수도 있는 것이 바로 핵무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터넷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핵무기처럼 인터넷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유익한 것이 되기도 하고 해로운 것이 되기도 한다. 우리 인류에게 행복과 불행을 함께 가져다준다는 점에서는 인터넷이 핵무기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하면 너무 비약적인 얘기일까.

인터넷과 관련하여 자살사이트, 폭탄사이트, 엽기사이트 문제가 며칠 전부터 신문과 방송에서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인터넷중독에 빠진 일부 청소년들, 이른바「위험한 넷키즈(Netkids)」들이 희한한 사건들을 저지르고 있는데 대해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에 대한 언론과 일반의 시각은 한마디로 위험천만하다는 것이다. 자살사이트에서 알게된 사람끼리 함께 자살하는가 하면 인터넷에 폭탄만드는 법을 버젓이 소개하고, 구역질까지 날 정도의 내용이 담긴 엽기사이트에 탐닉하는 등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이들이 언제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인터넷이 우리에게 일상화 된지가 겨우 3∼4년밖에 안되었는데도 이처럼 많은 문제들이 하루가 다르게 불거지고 있음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음란이나 폭력문제는 이제 별거 아닌 것이 됐을 정도이다. 요즘은 자살사이트, 폭력사이트, 엽기사이트, 안티사이트, 도박사이트 등이 극성을 부리면서 우리사회의 가치기준을 흔들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오늘날과 같은 상황을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들이다. 그러니 그들의 눈에는 자유자재로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을 넘나드는 넷키즈들이 매우 위험한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다.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면서 인터넷의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들만의 활동무대를 꾸며놓고 행동하는 이들 넷키즈들은 어른들의 통제하에서 벗어나 어른들이 할 수도 없는 일을 아무 거리낌없이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기성세대들은 속수무책으로 그저 쳐다만 봐야 할 지경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이용인구는 1천9백만명을 넘어 2천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글을 모르는 어린이를 뺀다면 인구의 절반 가량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셈이다. 이런 비율은 세계에서 최고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미 선택의 단계에서 벗어나 필수요소가 되어버린 인터넷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것은 이 시대가 정보화사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라야 하는 것이지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면 우리의 앞날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요즘의 청소년들, 즉 네키즈들이 저지르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나름대로의 처방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 우리보다 훨씬 빨리 보급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아직은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인터넷으로 해서 발생한 청소년문제가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 하더라도 그들에게 해답을 구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이 스스로 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기성세대들이 나서서 풀어내야 한다. 더 이상 반사회적·반인륜적 사이트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 우리 인류사회는 인터넷 없이는 더 이상 영위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런 만큼 인터넷이 비춰주는 밝은 면 뒤쪽에 짙게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없애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모두가 시급히 해결해야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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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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