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2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209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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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보기 *누구나 칼럼 *의견함
인터넷 맹신

 “책을 왜 사나?인터넷으로 찾아 보면 되지”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열에 아홉이 인터넷 시절 전에도 책을 사 보지 않은 이들이다.“신
문을 돈 내고 왜 사 봐? 인터넷 들어가면 다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대개 전에 신문을 잘 읽지 않던 이들이다.활자
매체에 접하기를 게을리 하는 데 대한 죄책감이나 소외감 같은 것을
인터넷에 기댐으로써 아주 편하게 털어 버리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보다 인터넷을 자주 쓰고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위와 같이 말하는 경우가 드물다.인터넷을 과신하거나 맹신하지 않는
다.인터넷은 지식이나 정보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이르는 통로이
고 그 통로를 이용해 얻을 수 있는 것도 한정돼 있다는 것을 알기 때
문이다.편리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은 점들도 있다
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새로운 정보를 얻는 데 유용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어느 정
도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보완하는 데 더 유용하다.그러므로 책을
많이 읽고 신문을 챙겨 본 사람들이 더 잘 활용할 수밖에 없다. 바탕
이 있어야 그 위에 뭔가를 쌓을 수 있다.그것도 조각조각으로 흩어진
것을 모아야 하는 수고가 있어야 한다. 톨스토이 소설 ‘부활’의 감
동은 책을 읽고서야 얻을 수 있다.인터넷으로는 그와 관련된 부분적
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으나 책을 읽은 사람이라야 그것들을 잘 활용
할 수 있다.

인터넷이 서점과 출판사의 무서운 적군이 된 것은 확실하다.책이 온
라인으로 싸게 팔리고 있는 데 대해 서점과 출판사가 격렬하게 반발
하고 있다.책을 인터넷이 대신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인터넷이 책 판
매 경로로 쓰이고 있는 데 대한 저항이라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인터
넷의 기능은 오히려 그런 쪽에서 더 잘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앞으로는 몰라도 아직은 인터넷이 책의 적이 되지 못
한다.

책이나 신문은 누워서도 볼 수 있고 엎드려서도 볼 수 있다.화장실
에서도 볼 수 있고 전철 안에서도 볼 수 있다.이런 편의성은 대단한
것이다.인터넷은 편리한 점만 있지도 않고 만능 해결사도 아니다.그
것이 활자매체를 대신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맹신이고 과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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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대한매일 논설위원
대한매일 200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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