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포르노 업자가 'korea'나 'seoul'을...
해외 동포들이 가장 많이 보는 국내 인터넷 신문은 서울신문
스포츠서울의 `뉴스넷'(www.seoul.co.kr)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자인이 훌륭하고,내용이 다양하며 풍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
만,도메인 이름 덕이 크다.고국 소식이 궁금하면 흔히 `seoul'이
나 `korea'를 주제어로 하여 검색하게 마련이므로,www.seoul.co.
kr에 쉽게 접근한다.
도메인 이름이 seoul.co.kr보다는 훨씬 간편하고 보편적인 형
태인 seoul.com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참으로 아쉬운 점이
다.seoul.com은 이미 이희준씨라는 분이 1994년 korea.com과 함
께 등록했다.이씨는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디에고에 TIAC
C&C라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하여,국내 사업은 역시
자신이 세운 협력회사 (주)서버테크와 함께 하고 있다.
이씨의 회사와 국내 협력회사는 두 도메인 이름 덕분에 두고두
고 엄청난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요즘 이들은 4천만 한국인에게
@korea.com이 붙는 이메일 주소를 무료로 주는 운동을 벌이고 있
는데,호응이 클 것 같다.짧으면서도 korea가 붙는 주소의 큰 인
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사실,나도 방금 parkk@korea.com을 등록
하고 나온 참이다.
월드와이드웹과 이메일의 활용이 특히 기업에서 중시되자 도메
인 이름의 중요성은 갈수로 커지고 있다.대체로 기업체들은 잘
알려진 자사 상호나 상품명을 도메인 이름에 넣고자 하지만,누군
가가 먼저 등록해 버리면,제 이름도 쓰지 못한다.현대그룹은 관
련 없는 어떤 이가 먼저 hyundai.com을 먼저 챙겨 버려,하는 수
없이 hyundai.net을 쓴다.
남이 먼저 챙긴 이름을 거액을 주고라도 사들이는 기업도 있
다.미국의 메클러미디어 회사는 internet.com이라는 이름을 10만
달러에 샀으며,텍사스의 한 회사는 business.com을 손에 넣는 데
에 15만 달러를 썼다.
도메인 이름 등록 업무는 국내에서는 한국전산원이 하고 있으
며 여기서는 끝에 .kr이라는 국가 약칭이 붙는 이름을 내 준다.
미국에서는 인터닉이 전세계를 상대로 신청을 받아 이름을 내 주
고 있다.이제 곧 인터닉의 독점이 끝나고 코어(CORE),탭넷(Tabne
t)에서도 새 이름을 내 주게 되며,또 종래의 .com,.org,.net,.ed
u 등 일곱가지 이름 밖에도 .shop,.firm,.web,.info,.nom,.rec,.
nom 등을 붙인 이름이 허용된다.
좋은 이름 챙길 기회를 한번 놓친 회사나 단체들마다 다음 기
회에는 원하는 이름을 기필코 얻겠다고 벼르고들 있다.도메인 이
름 종류가 늘어나면 턱없이 비싼 인기 도메인 이름 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그 반대로 .com처럼 익숙한 구식 이름들의
값은 더욱 오르리라는 전망도 있다.
새로운 꼬리가 붙는 이름을 주게 되면서,포르노 도메인에는 .x
xx라는 꼬리를 붙이게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adult란 말을 붙이
게 하자는 의견도 있다.이렇게 해 놓으면 포르노 사이트를 걸르
는 프로그램으로 쉽게 차단할 수 있어 미성년자의 접근을 막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포르노 사
이트를 광고해 주는 역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반대하는 이도 없지
않다.그러나,이런 경우를 보자.누군가가 백악관 사이트를 들어가
본답시고 whitehouse.com을 접속했을 때,엉뚱하게도 포르노 사이
트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랄 것이다. .xxx로 구별되게
해 놓으면 이렇게 실수로 들어가게 되는 것만이라도 줄일 것이
다.진짜 백악관 홈페이지는 www.whitehouse.gov이다.
이 포르노 사이트는 분명히 그런 실수를 바라고 만든 것이다.
포르노 사업장 이름을 감히 `백악관'이라고 한,머리 좋은 이 사
이트 주인은 남이 침흘릴 만한 game.com, chatchannel.com,
computertrade.com 같은 수많은 도메인 이름 을 잔뜩 움켜쥐고
있으며 이 이름들을 팔겠다고 광고하고 있다.
만일 포르노 업자가 `seoul.com'이나 `korea.com'을 가져갔다
면 어떻게 됐을까.이 두 개의 이름이 건실한 한국인의 손에 들어
간 것만 해도 천행이다.
박강문 <서울신문 과학정보부장>
뉴스피플 1998.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