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시대의 화두, 건전한 청소년 문화

지난 1908년 영국에서 창설된 보이스카웃을 본 딴「넷스카웃(Net-Scout)」이 창단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넷스카웃의 창단이념은 「지식정보사회의 주역인 10대 청소년들이 디지털시대의 신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올바른 디지털 문화를 정립할 수 있는 21세기형 청소년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넷스카웃 창단을 주도하고 있는 정보통신부는 전국적으로 4000여명의 넷스카웃을 선발한 뒤 6월 초 창단식 및 발대식을 가질 계획이라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도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윤리의식을 가진 네티즌이 될 수 있도록 「인터넷 청소년 문화헌장」을 제정하는 등 인터넷시대에서의 건전한 청소년문화 확립을 위한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인터넷시대에서 청소년문화의 확립과 정착이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한 것인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지금 온 세상은 모든 것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없이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가는 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나갈 우리 청소년들의 장래가 어두워지고 우리나라의 미래도 불확실해지기 때문이다.

21세기라는 뉴밀레니엄시대를 맞아 인류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인터넷을 두고 전문가들은 인간이 만들어 낸 「20세기 최고의 과학산물이자 최대의 과학혁명」이라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초기에는 군사적, 학문적 목적으로 쓰이던 인터넷이 90년대 중반부터 일반에 공개되면서 인간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이 청소년들의 생활에 깊숙히 자리잡으면서 형성되는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가 과연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아니면 그렇지 못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인가에 있다 하겠다. 이제 막 인터넷문화가 꽃피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하루 빨리 「인터넷시대에서의 청소년문화」를 확립하고 정착시키는 힘써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문화적 충격에 청소년은 청소년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으며, 기성세대는 기성세대대로 혼란에 빠진 나머지 무력감까지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은 청소년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그들에게 호연지기의 개척정신을 길러주는 「신대륙」이다. 그러나 음란물 같은 불건전한 정보가 넘쳐나고, 언어폭력 등 사이버예절(네티켓)이 실종될 정도로 부정적인 요소가 많은 위험지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이버공간을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마당으로 만들려면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청소년문화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세상이 온통 인터넷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 없이 방관만 하고 있다가는 청소년들의 미래가 어두워지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인테넷시대의 청소년, 즉 N세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들이 지금 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그들만의「인터넷문화」가 과연 건전한 것인지, 아닌지를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고 이 사회도 건전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사회풍속도를 급격히 바꾸어 나가고 있는 N세대. 그들은 자기 중심적이면서도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좋아한다. 취미와 관심사가 같으면 나이와 성별, 학력, 출신지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편견이 없으며 격식도 따지지 않는다. "N세대들이야말로 미래의 지구촌을 인종과 이념을 초월한 네트워크로 묶어 놓고 「참된 인류평화」를 실현시킬 것"이라는 기대까지 모으고 있다. 그래서 이들을 건전하게 키워나가야 할 기성세대들의 책무는 더욱 커진다.

건전한 청소년문화를 확립하는 길은 넷스카웃을 창설하고 인터넷청소년문화헌장을 만드는 일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사이버윤리교육을 강화한다, 건전한 웹사이트를 많이 만든다, 사이버범죄에 강력히 대처한다, PC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 인터넷내용 등급제를 도입한다 등등…. 그러나 이런 것들이 과연 우리의 뜻을 이루는 확실한 해답이 되거나 지름길이 될 수는 없다. 모든 일이 제도나 법만으로 이루어진다면 이 세상은 벌써 아무 걱정 없는 낙원이 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시대의 청소년들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배를 타고 광대무변의 사이버대륙을 향하고 있는 선원이나 다름없다. 그들이 항해하는 바닷길엔 무서운 태풍이 불어닥칠지, 뜨거운 태양만이 내려 비칠지 짐작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세대들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바로 청소년들이 쉽게 항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들이 타고 인터넷이라는 배가 태풍에 못이겨 파선하거나 암초에 부딪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터넷상의 사이버공간이 과연 어떤 세계인지를 알고, 그 속에 뛰어들어가 보아야 한다. 인터넷이 N세대만의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21세기 정보화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문화를 건전하게 가꾸는 일을 그들에게만 맡겨 놓아서는 안 된다.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기성세대가 청소년과 함께 손잡고 풀어나가야 할 매우 어렵고 중요한 이 시대의 숙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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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칼럼니스트
2000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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