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N세대에게만 맡겨 놓을 것인가

20세기 X세대의 시대가 가고 21세기 N세대의 시대가 다가왔다. 세상이 온통 디지털과 인터넷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요즘 N세대는 당당하게 주역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누가 봐도 지금은 N세대의 시대인 것이다.

N세대는 X세대처럼 비관적이거나 비판적인 세대가 아니다. 매우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세대다. 그들은 현재를 즐길 줄 알고 미래를 내다 볼줄 안다. X세대가 튀는 방향을 알 수 없는 럭비공 같은 존재라면 N세대는 나름대로 나아갈 방향을 정해 놓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X세대라는 말은 eXclusive Generration이라는 뜻이다. 소외된 세대라는 뜻과 X라는 글자가 말해주듯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만큼 이들은 구속이나 관념의 틀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뜻대로 행동한다.

X세대에 이어 N세대라는 말을 유행시킨 사람은 미국의 정보사회학자 돈 탭스콧이다. 그는 지난 97년에 쓴 저서 '디지털의 성장 : 넷세대의 등장(Growingup Disital : The Rise of the Net Generation)'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N세대가 사회주도층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N세대의 특징을 "어릴 적부터 디지털문명에 익숙해져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본격적인 사이버세대로 아날로그매체인 책이나 신문보다는 디지털매체인 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모든 문화를 수용한다"고 정의했다.

N세대는 인터넷을 할줄 아는 젊은이를 지칭할 수 있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70년대 말 이후에 출생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청소년을 의미한다. 그들은 가정이나 학교, 또는 직장에서 컴퓨터와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들에게 컴퓨터는 비디오나 오디오 같은 가전제품 처럼 친밀한 생활도구다.

전문가들은 N세대의 가장 큰 특징을 정보의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참여자라는 점을 꼽고 있다. 돈 탭스콧은 이 시대를 역사상 처음으로 자식들이 부모보다 더 똑똑한 시대라고 주장한다. N세대가 사회적인 변화에 대해 부모들보다 더 능숙하게 대응한다는 점에서다.

컴퓨터와 통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문화로 무장하고 있는 N세대의 갑작스러운 부상에 대해 아날로그에만 익숙해 있는 기성세대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기성세대들은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밖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그저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들이 사회중추세력으로 등장할 10년, 20년후가 되면 정치, 경제, 교육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혁명적인 변화가 올 것이 분명하다. 벌써부터 경제환경에서는 인터넷에 의한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으며, N세대가 창업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경제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N세대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컴퓨터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다보니 지극히 개인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다른 사람의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하면서 시간과 거리의 장벽을 뛰어넘어 인터넷빌리지, 즉 사이버커뮤니티에 들어가 가상의 이웃과 사귀게 되면서 실제이웃이나 동료간의 연대감이 희박해진다.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가상공간에서 이곳 저곳을 방황하게 되는 것이다.

N세대는 앞으로 우리사회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이다. 과연 그들이 가상공간을 주무대로 한 정보화사회, 인터넷시대에서 새로운 유토피아를 건설할 것인지, 아니면 가상공간에 갇혀 개인주의만이 존재하는 삭막한 세계를 만들어 갈지 가늠하기가 힘든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갈만한 세상으로 만드느냐, 마느냐 하는 것을 N세대에게만 맡겨놓을 것인가. 그래서는 안된다. 결코 N세대만의 몫이 아니다.

이 세상을 사람이 사는 세상답게 만드는 일은 N세대 자신들과 그리고 기성세대를 포함한 우리 인류전체의 몫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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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칼럼니스트
2000년 03월 10일